배움에서 실행까지:
PCI 4개월의 뜨거운 몰입
PCI(Product Creation Immersion)는 2003년부터 이어져 온 나이키와 창신 개발센터(Product Creation Center, 이하 PCC) 사이의 전략적 파트너십 프로그램이다. 이는 단순한 참관을 넘어 창신의 실무자가 나이키 본사(Philip H. Knight Campus, 이하 PHK)의 비즈니스 생태계 전반과 의사결정 과정을 직접 체득하며, 제품 개발의 입체적인 맥락을 이해하는 치열한 실전의 연속이다.
우리가 현장에서 축적해온 제조 전문성이 나이키의 전략적 요구와 어떻게 맞물리는지 확인하고, PHK 직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협업의 메커니즘을 경험하는 것, 그것이 PCI의 본질이다. 이 여정은 개별 공정에 집중하던 시야를 제품 탄생의 전 과정이라는 프로세스로 확장시키고, 파트너사간 보이지 않던 간극을 좁히며 창신과 나이키 간의 신뢰를 한 차원 높이는 기반이 된다.
팬데믹 이후 2024년부터 재개된 PCI는 지금까지 총 38명의 창신인을 배출하며 글로벌 파트너십의 핵심 통로 역할을 해왔다. 특히 작년 19기로 선발되어 123일간의 여정을 마치고 돌아온 Icons 김도운 TD와 T&F/Racing 김세훈 TD는 한층 깊어진 시야와 성장한 모습으로 복귀했다. 두 TD가 PHK에서 무엇을 보고 고민했으며, 그 경험이 현재 창신의 실무에 어떤 차이를 만들어내고 있는지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톡뷰 [TALK2 + Interview]
Icons 김도운 TD
톡뷰 [TALK2 +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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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중 가장 빛나던 시간,
결국 ‘사람’을 남기다

Icons | 김도운 TD
Q. PCI에 지원한 동기는 무엇인가?
신발을 사랑하기에, 개발과 생산 단계를 넘어 신발이 ‘어떻게 탄생하는가’에 대한 근원적인 궁금증이 있었다. 아이디어가 어떤 과정을 거쳐 소비자의 손에 닿는지, 창신에서는 보지 못했던 그 너머의 세계를 직접 확인하고 싶었다.
Q. PHK에서는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했나?
운 좋게 신규 프로젝트(N2*)를 맡아 컨셉 단계부터 최종 샘플 리뷰까지 4개월 동안 전 라운드를 리딩했다. 기존 모델의 변형이 아닌 처음부터 새롭게 시작하는 작업이라 컬러·머티리얼 디자이너, 개발자 등 참여 부서의 폭이 매우 넓었다. 특히 매 라운드 종료 시 진행되는 스크루티니(Scrutiny) 미팅이 인상적이었다. 제조 효율이나 생산성을 넘어 쉐입, 컬러, 소재 등 제품의 A부터 Z까지 모든 요소를 파고들어 다음 단계 진행 여부를 결정하는 치열한 의사결정 세션인데, 이를 통해 나이키가 무엇을 위해 비용을 지불하고 무엇을 절대 타협하지 않는지, 그들만의 확고한 우선순위를 읽는 안목을 기를 수 있었다.
*N2: 제품 개발의 난이도를 결정짓는 지표 중 하나. 기존 모델의 변형이 아닌, 창과 갑피를 모두 새롭게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지칭함.

Q. 업무 외 기억에 남는 경험이 있다면?
미국 현지에서만 가능한 경험을 최대한 직접 부딪혀보고자 했다. 개발에 참여했던 샘플의 컬래버레이터들에게 먼저 연락해 만남을 가졌다. 나이키와 협업했던 디자이너 멜리타 바우마이스터(Melitta Baumeister)와 뉴욕에서 점심을 함께하며 ‘완벽함보다 진정성’을 찾는 그녀의 철학을 공유하고, 우리가 만드는 소재와 컬러, 그래픽 등 그 디자인이 소비자에게 어떤 메시지로 전달될지 고민해 보는 뜻깊은 시간을 보냈다. 또한, 2025년 4월 CDC 방문 때 한차례 만남을 가졌던 톰 삭스(Tom Sachs)에게 연락하여, 뉴욕 스튜디오의 초대장을 받아 직접 방문했고, 우리가 고민하며 만들었던 마스야드 초기 샘플부터, 창신의 손을 거쳐 완성된 모델들이 하나의 예술품처럼 전시된 것을 보았을 땐 개발자로서 형언할 수 없는 전율과 자부심을 느꼈다.

멜리타 바우마이스터(Melitta Baumeister)와 함께

톰 삭스(Tom Sachs) 뉴욕 스튜디오에 있는 마스야드(Mars Yard) 샘플들
Q. 감동적인 순간이 있었다고?
마지막 날, 예상하지 못한 선물을 받았다. 동료가 Sportswear 팀원들을 한 명씩 찾아다니며 에어포스 1 USA 버전에 메시지를 받아준 것이다. 마치 롤링페이퍼처럼 신발 위에 빼곡히 적힌 문장을 보며 123일의 시간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실감했다. 나이키 CEO 엘리엇 힐(Elliott Hill)과 짧게 대화를 나눌 기회도 있었는데, 세계적인 기업을 이끄는 리더임에도 친근하고 편안하게 소통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Q. 롤모델로 삼고 싶은 동료가 있었나?
두 명의 동료를 통해 리더의 품격과 실무의 치열함을 배웠다. 이탈리아 PCC 총괄(GM)로 이동한 파비오(Fabio)는 파트너사 직원인 나를 진심으로 챙기며 집으로 초대해 주었다. 단순한 비즈니스 관계를 넘어 상호 존중이 무엇인지 보여준 그의 배려에서 진정한 리더의 면모를 느낄 수 있었다. 또한, 절친이 된 PLM(Product Line Manager) 잭(Zach)은 우리가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파트너(Account)들과의 비즈니스적 소통을 넘어, 그 너머의 흐름까지 놓치지 않으려는 집요함을 보여주었다. 소도매 현장과 다양한 인플루언서들을 직접 만나며 시장을 입체적으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그와 밤새 이어진 대화를 통해,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의 치열한 고민과 축적된 시간이 결국 결과의 차이를 만든다는 사실을 다시금 체감했다.
Q. 이번 경험을 통해 얻은 가장 큰 인사이트는 무엇인가?
늘 마음속에 품고 있던 문장이자 이번 여정의 마침표였던 PCI 피치백에서도 언급했던 내용인데, 조선시대 거상 임상옥의 삶을 다룬 소설 <상도>에는 ‘상즉인, 인즉상(商卽人 人卽商)’이라는 말이 나온다. 장사는 이윤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라는 뜻이다. 4개월간 PHK에서 얻은 결론도 같았다. 나이키 동료들과 상호 존중을 나누며 얻은 ‘사람’이야말로 내가 얻은 최고의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Q. 다음 PCI 지원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업무만 배우고 돌아오기에는 너무 아까운 기회다. 궁금한 것이 있다면 먼저 다가가고,필요하다면 문을 두드려야 한다. 모든 일이 그러하지만, PCI 역시 스스로 만들어가는 시간이다. 나이키에 자신만의 발자취를 남기겠다는 마음으로 임했으면 좋겠다.

톡뷰 [TALK2 + Interview]
T&F/Racing 김세훈 TD
톡뷰 [TALK2 + Inter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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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백의 패러다임을 바꾼
123일의 기록

T&F/Racing | 김세훈 TD
Q. PCI에 지원한 동기는 무엇인가?
개발자로 일하면서 느꼈던 한계가 있었다. 주어진 조건 안에서 최적의 결과물을 만드는 데는 익숙했지만, ‘왜 이런 방향으로 결정되는가’에 대한 기준이 어디에서 시작되는지 들여다볼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다. PCI는 그 비즈니스의 출발점을 직접 확인해 볼 기회라고 생각했다.
Q. PHK에서는 어떤 경험을 했나?
FA26부터 SU27까지 총 8개 모델의 실무에 참여하며 가장 크게 얻은 수확은 ‘이메일 너머의 진짜 맥락’을 이해하게 된 것이다. 하나의 답변이 나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검토와 판단이 필요한지 직접 눈으로 확인한 만큼, 이제는 리비전(Revision) 하나를 받아도 그들이 어떤 맥락에서 판단했는지를 먼저 파악하게 된다. 서로의 상황을 깊이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불필요한 재작업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
본 영상은 PHK 및 PCC 내부 공유를 목적으로 제작되었으며, 타인과의 공유 및 외부 배포는 제한됩니다.
Q. 30명이 넘는 PHK 임직원들과 1대 1 미팅을 진행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단순한 네트워킹을 넘어 ‘진짜 친구’를 만들고 싶었다. 매주 2~3명씩 꾸준히 미팅을 잡고 업무를 넘어 그들의 인생 스토리를 물었다. 처음엔 좋은 대학을 나와 탄탄대로를 걸어온 전형적인 엘리트들이라 생각했지만, 막상 대화해 보니 파트타임부터 시작해 도전에 도전을 거듭하며 현재의 자리에 오른 각자의 드라마를 가진 사람들이었다. 그들의 치열한 삶의 스토리를 들으며 깊은 존경심이 생겼고, 타인을 대하는 나의 태도 역시 달라졌다. PCI는 정해진 프로그램을 따라가는 경험을 넘어, 스스로 기회를 만들어가는 시간임을 분명히 느낀 순간이었다.

Tyler Dudley, Sr. Product Developer와 1대 1 미팅을 진행하는 모습
Q. 123일의 여정을 영상으로 기록했다고?
이 값진 경험을 개인의 기억으로만 남기고 싶지 않았다. PCI에서의 시간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CDC 모두와 나누고 싶어 4개월의 전 과정을 영상으로 기록했다. 올해 HQ에서 진행된 피치백에서 이 영상을 공개했을 때, 동료들로부터 “피치백의 패러다임을 바꿨다” 등 긍정적인 피드백을 얻었는데, 1분 1초를 가치 있게 사용하려 노력했던 진심이 전해진 것 같아 기뻤다.

Q. 레이싱 모델 담당 TD로서 특별한 챌린지에 도전했다는데?
스스로를 한계까지 밀어붙이는 경험을 해보고 싶어 10km를 50분 이내에 완주하는 ‘Breaking 50’ 목표를 세웠다. 처음엔 개인의 도전으로 시작됐지만 PHK 멘토에게 전한 이 계획이 사내 이벤트로 확장되었다. 나이키 캠퍼스 곳곳에 포스터가 붙고 공식 피니시 라인까지 설치될 만큼 판이 커지면서 압박감도 컸지만, 한편으로는 레이싱 담당자로서 이보다 더 좋은 무대는 없다고 생각했다.
결과는 52분 34초로 아쉽게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함께 달려준 동료들의 뜨거운 응원을 통해, 그동안 수치로만 접해온 레이싱 퍼포먼스를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완전히 달라졌다. 직접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 한계를 경험하며 선수들의 마음을 미세하게나마 이해하게 되었고, 이는 개발자로서 제품의 본질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소중한 자산이 되었다.

한국 PCC를 자주 방문하는 PHK팀들에게 한국의 문화와 비즈니스 에티켓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있는 김세훈 TD

2025 뉴욕 마라톤 현장에서 만난 2024 파리 올림픽 3관왕 시판 하산(Sifan Hassan)과 함께
Q. 업무 복귀 후 스스로 느끼는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
가장 큰 변화는 개인이 아닌, 팀의 가치를 기준으로 일하게 된 점이다. 복귀 후 본사 파트너들로부터 ‘Strong team’이라는 인정을 받았을 때, 내 이름의 가치가 결국 우리 팀 전체의 역량에서 나온다는 것을 체감했다. 또한, 의사결정의 배경과 맥락이 읽히기 시작하면서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두 번 일하지 않게 만드는 효율’을 팀에 전파하고 있다. 이것이 PCI 이후 내가 해야 할 중요한 역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Q. 20기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전하고 싶은 한마디
가장 중요한 것은 열정이다. 회사에서 주는 포상이나 혜택으로 PCI를 바라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창신을 대표해서 왔다, 나만의 색깔로 무언가를 보여주고 돌아가겠다는 뜨거운 마음이 필요하다. 정해진 스케줄만 따라가기엔 4개월은 너무 귀한 시간이다. 적극적으로 기회를 잡는 사람만이 얻을 수 있는 이 기회에 망설이지 말고 도전하길 바란다.
Class of 2025

CHANGSHIN을 비롯해 TKG, FENGTAY, CHINGLUH, STG, POUCHEN 등 나이키의 주요 파트너사에서 선발된 PCI 멤버들이 PHK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CHANGSHIN PCI Graduates
2003년 첫 기수부터 지금까지, 총 38명의 창신인이 PHK에 다녀왔다.

톡뷰 [TALK2 + Interview]
창신 에이스들의 성장 스토리와 도전을 집중 조명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