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과 신뢰로
모두가 주인공인 VJ를 꿈꾸다

(왼쪽부터) VJ 전용선 그룹장, 최연창 담당, 박진희 담당, 이영수 EMD, 윤대웅님, 김시정 GM, 김성권 MGL, 김영상 담당, 선재홍 담당, 김동욱 팀장, 최재영님, 곽계만님
톡투 8월호는 창신 베트남 생산 30주년을 맞아 준비한 특별한 기록이다. 30년 동안 VJ가 걸어온 성장과 변화의 여정을 직접 담기 위해 VJ를 찾았다. 4만 3천여 명 직원들의 활기로 가득한 창신 베트남 해외법인, VJ는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진화하며 새로운 내일을 써 내려가고 있다.
신뢰와 임파워먼트로 VJ의 미래를 만들어가다


김시정 GM
VJ는 단순한 생산성과 효율을 넘어 디지털 시스템 기반의 운영 혁신, 그리고 사람이 성장하는 조직. 이 두 축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끊임없는 개선과 실행력으로 생산성과 품질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 VJ는 신뢰를 바탕으로 자율성과 책임이 자연스럽게 스며든 조직으로 진화 중이다. ‘내가 주인공’이라 느낄 수 있는 일터, 그 변화는 지금 VJ에서 현재 진행 중이다.
20년 넘는 컨설팅 경험에서 쌓아온 전략적 통찰력 위에 창신 베트남의 미래 경쟁력을 설계하는 김시정 GM의 이야기를 ‘VJ 생산 30주년 특집호’ 톡뷰에 담았다. 기술로 혁신하고 신뢰로 이끄는 그만의 리더십으로 새로운 10년을 향해 나아가는 VJ의 오늘과 내일을 들여다본다.
Q. 창신의 첫인상
2012년, 컨설턴트로 처음 창신을 만났다. 당시만 해도 부산의 제조업, 중견기업이 외부 컨설팅을 받는 경우는 드물었다. 보수적일 거라는 예상은 첫 방문에서 완전히 깨졌다. 실제 마주한 창신은 압도적인 규모와 활기찬 직원들, 그리고 무엇보다 외부의 시선과 조언에 열려 있는 ‘개방적인 분위기’가 인상 깊었다. 회장님부터 실무자까지 “도움이 된다면 뭐든 받아들이자”라는 태도는 컨설턴트로서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Q. 수많은 기업 중 왜 창신이었나
경험했던 어떤 회사보다 사업적으로 명확한 비전이 있고, 탄탄하게 성장할 수 있는 곳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특히 컨설팅 경험을 통해 이미 창신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고, 개방적인 문화와 외부 인력에 대한 포용성 또한 창신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굳히게 만들었다. 빠르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외부에서 합류한 임직원이 많았기에 ‘밖에서 들어온 사람이라 차별받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없었다.
여기에 더해, 창신이 실천해 온 ‘인간 존중’ 가치는 내 결심에 결정적인 이유가 되었다. 회장님의 경영 철학 아래 임직원들이 진정으로 좋은 역할을 잘 해내려는 모습이 눈에 띄었고, 그런 선한 회사의 일원이 되어 나 역시 함께 의미있는 성장과 기여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Q. 컨설팅에서 생산현장, 쉽지 않은 전환이었을 것 같다. GM으로 마주한 가장 큰 도전은?
가장 중요한 건, 직원들과 ‘신뢰’를 쌓는 것이었다. 특히 법인 현장의 임금 구조 개선이라는 민감한 주제부터 다뤄야 했기에, 진정성 있는 태도가 우선이라고 판단했다. 매일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가 직원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는지 끊임없이 돌아봤다. 설령 말이 안 된다고 느껴지는 이야기라도 일단은 끝까지 듣고, 진심으로 귀 기울이는 태도를 잃지 않으려 했다.
개인적으로 진정한 리더십은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따르고 싶어지는 힘’에서 비롯된다고 믿는다. 아무리 뛰어난 결정이라도 사람들의 마음이 움직이지 않으면 조직은 결코 움직이지 않는다. ‘저 사람의 말이라면 믿을 만하다’를 넘어 ‘설령 틀리더라도 함께하고 싶다’는 신뢰를 쌓기 위해 오늘도 경청하고 배우며 더 나아지려 애쓴다.

컨설턴트 시절, 김시정 GM
Q. 이제 신뢰가 VJ 조직에 스며들었나
VJ와 같은 거대한 조직을 안정적이면서도 유연하게 이끌기 위해 중요하게 여긴 원칙은 ‘신뢰는 권한을 주는 것부터 시작된다’는 점이다. 하루에도 수십, 많게는 100건이 넘는 결재 서류가 올라오지만, 대부분은 총괄들의 판단을 믿고 서명한다. 중요한 건, 그 판단에 대한 책임은 내가 진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항상 이렇게 말한다. “내가 없다는 가정 하에 책임지고 결정해라. 문제가 생기면 책임은 내가 진다. 물론, 혼자 가진 않을 것”이라고. 농담처럼 들릴지 몰라도, 이는 단순한 위임이 아니다. 신뢰와 책임을 함께 나누는 실행 구조를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 누구의 책임도 아닌 조직이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모든 구성원이 주도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그 안에서 신뢰와 책임이 자연스럽게 공유되는 문화를 만들어가고자 한다. 총괄들의 판단을 최대한 존중하고, 알지 못하는 영역은 인정하며 그들의 선택을 믿는다.
동시에 내가 줄 수 있는 조언이 있다면 기꺼이 건넨다. 이렇게 신뢰가 쌓이고, 책임 공유가 누적되면서 구성원들은 더 자발적으로 움직이게 되고, 조직 역시 민첩하고 유연하게 반응할 수 있게 된다.
Q. 신뢰를 실행으로 연결시키기 위해 중요하게 여기는 것
실행이란, 실행할 수 있는 수단과 실행하고 싶은 마음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이 두 가지를 함께 챙기려 노력한다. 첫째, 실행에 필요한 자원과 환경을 충분히 마련해 주는 것. 둘째, 구성원들이 그 실행의 의미와 필요성을 깊이 공감하고 자발적으로 움직이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직원들이 스스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주인의식을 갖도록 유도하고, 불필요한 보고보다는 직접 대화하는 분위기를 만들려고 한다. 문제가 생겼을 땐 ‘누가 잘못했는가’보다 ‘무엇이 문제인가’에 집중해 본질적인 해결에 나선다. 실행은 지시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어지는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난다고 믿기 때문이다.




Q. 과거 경력이 어떤 도움이 되었나
복잡성은 늘 조직을 무겁게 만든다. 과거 나는 복잡성을 단순화하고 효율화하는 전략, 턴어라운드와 디지털 전환에 몰두해왔다. 여러 기업의 현장을 누비며 쌓아온 전략들이, 이제는 GM으로서 생산 현장에서 더욱 입체적이고 실질적인 의미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창신은 LEAN과 C2.0을 함께 추진하면서도, 복잡한 생산 구조를 ‘단순함’이라는 강력한 경쟁력으로 전환해 내는 탁월한 역량이 강점이다. 최근 나이키의 생산 방식은 점점 더 정교하고 복잡해지는 흐름이다. 이럴수록 복잡성을 꿰뚫는 VJ의 생산 및 관리 역량은 더욱 강력한 창신의 무기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Q. 복잡성을 단순화하여 효율화 시킨 사례
현장의 불편함을 빠르게 해소할 수 있는 자체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해 “꼭 해야 할 일을, 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시스템을 만든 것”이다. 예를 들어, 소화기 점검이나 변전소 설비 점검처럼 누락되기 쉬운 업무들은 RFID 태그나 사진 인증 시스템을 앱으로 구축하여 담당자들이 필수적으로 점검하고 기록하게 만들었다. 신발에 곰팡이가 피는 문제 발생 시에는 자체적으로 제작한 온도 및 습도 트래킹 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환경을 모니터링하고, 이상이 감지되면 담당자에게 알림을 보내 사전 예방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렇게 예방과 관리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현장의 불편을 차근차근 줄여왔다.
특히 의미 있었던 사례는 생산 현장의 비효율을 개선한 일이었다. 기계 고장 시 공무 부서 대응 지연으로 인해 생산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반복되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LEAN 생산 방식의 핵심 도구인 안돈(Andon)의 디지털화를 추진했다. 안돈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작업자가 즉시 생산을 중단하고 지원을 요청할 수 있도록 설계된 시각적·청각적 신호 체계로, 결함이 더 크게 확산되기 전신속한 대응을 가능하게 한다. VJ는 이 시스템을 활용해 고장 발생부터 처리 완료까지의 전 과정을 기록하고, 부서별 평균 처리 시간을 공개했다. 그 결과, 처리 시간이 50% 단축되는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Q.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이고, 어떻게 이겨냈나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단연 코로나 팬데믹 시기다. VJ는 근무 인원이 많아 밀집도가 높은 공장이어서 감염 확산이 특히 빨랐다. 평소 우호적이기만 했던 베트남 공무원들의 날 선 질타, 의료시설의 부족으로 인해 직원들이 열악한 수용소로 보내지는 현실, 그리고 결국 40명이 넘는 소중한 생명을 잃는 참담함을 겪었다. 무엇보다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무력감이 가장 힘들었다. 하지만 그 시간을 버틸 수 있었던 힘은 역시 직원들 덕분이다. 말투는 다소 딱딱할지라도, 누구보다 따뜻한 마음으로 서로를 챙기고 진심을 다해주는 모습. 그 마음이, 무력감을 이겨내는 가장 큰 위로이자 힘이 되어주었다.

뗏(Tet)을 맞아 VJ 직원들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는 김시정 GM

뗏(Tet)을 맞아 VJ 직원들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는 김시정 GM
Q. 리더십에 큰 영향을 준 사람들
가장 큰 영향을 준 분은 역시 회장님이다. 회장님의 개방적인 사고와 끊임없이 배우려는 자세, 실패에 대한 관용의 리더십은 항상 깊은 울림을 주었고, 내 리더십의 기준이 되었다. 또 과거 노동부 컨설팅 당시 함께했던 한 고위 공무원이 기억에 남는다. 매우 뛰어난 통찰력을 가진 분이었지만, 이른바 ‘라인’을 만들지 않는 고독한 리더였다. 그에게 리더십이란 친분이 아닌 공정함으로 조직을 이끄는 것이었고, 내게 중요한 교훈으로 남았다. 그리고 포스코의 한 임원의 조언도 마음에 새기고 있다. ‘재미’와 ‘보람’을 일의 두 축으로 강조했는데, 재미는 일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즐거움이고, 보람은 회사의 성장에 기여하며 얻는 성취감이라고 했다. 지금도 조직 구성원들이 ‘재미’와 ‘보람’을 모두 느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리더로서 내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역할이다.

Q. 창신은 어떤 의미이고, 앞으로의 목표는
창신은 내가 커리어를 마무리하고 싶은 조직이다. 거창한 업적보다, 조직에 좋은 영향을 준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특히 VJ의 모든 구성원이 “내가 잘해서 회사가 잘 되구나”라는 자부심을 갖고, 각자의 자리에서 생각을 펼치고 선한 영향력을 나누도록 돕고 싶다. 궁극적으로 창신, 특히 VJ가 상호 존중과 신뢰를 실현하며 베트남에서 경영적 성공은 물론 운영 측면에서도 세상에 없던 ‘좋은 회사’로 기억되는 것이 목표다. 과거 일본 기업들이 고용 안정성으로, 그 뒤를 미국 기업들이 성과 중심의 혁신으로 이었듯, 창신은 그 이상의 새로운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Q. 끝으로 VJ 구성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토요일까지 열심히 일하며 최선을 다하는 VJ 구성원들의 모습에서 매번 큰 감동과 힘을 얻는다. 앞으로도 함께 회사의 발전은 물론, 여러분의 행복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하겠다.

